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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장 더하기 (1% growth more)
겨울, 차분해서 아름다운...... 연말이 되면 아주 자연스럽게 한 해를 되돌아보게 된다. ‘올해 무엇을 하고 살았나.’ ‘원하는 것들을 이루었나.’ 더 나아가 ‘내년엔 어떤 계획을 세워야 하나.’ 싶기도 하다. 이런 생각 끝에는 씁쓸한 기분이 든다. 연초에 세웠던 계획들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데다가 아무것도 나아진 게 없는 것 같아서다. 어째서 연말만 되면 조금이라도 더 성장하지 못한 스스로를 못난이로 바라보게 되는 걸까?남편 공부 때문에 2년간 호주에 머물던 후배와 카카오톡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다. 그녀는 호주로 떠나기 전 호주에 관한 책을 읽다가 발견한 놀라운 사실을 이야기해주었다. “제가 본 책에서 호주 사람들은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삶을 풍족하게 하기 위해서 일을 하는 거’라고. 왜 휴가..
봄의 정치 고영민 봄이 오는 걸 보면세상이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봄이 온다는 것만으로 세상이 나아지고 있다는생각이 든다밤은 짧아지고 낮은 길어졌다얼음이 풀린다나는 몸을 움츠리지 않고떨지도 않고 걷는다자꾸 밖으로 나가고 싶은 것만으로도세상이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몸을 지나가도 상처가 되지 않는 바람따뜻한 눈송이들지난겨울의 노인들은 살아남아하늘을 올려다본다단단히 감고 있던 꽃눈을조금씩 떠 보는 나무들의 눈시울찬 시냇물에 거듭 입을 맞추는 고라니나의 딸들은새 학기를 맞았다
가을, 성숙해서 아름다운....... 다른 사람에게 큰 피해를 끼치지 않고 스스로를 책임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가 갑자기 엄청난 어른처럼, 아니 성인군자처럼 느껴진다. 하루하루 어제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내가 무척 대견하다. 많은 이들이 무엇 하나 이루지 못한 자신을 너무 하찮게 여기는 게 아닌가 싶을 때가 있다. 대단한 성과를 이루거나, 돈을 잘 벌어야 가치가 있을까. 내 생각은 다르다. 반드시 무엇을 이루어야만, 꼭 어떤 결실을 맺어야만 인정받는 건 아니다. 가을밭에 가보면 누군가의 손을 타지 않고도 열매를 맺는 녀석들이 꼭 있다. 우리 역시 자신이 모르는 사이 무언가를 이루고 있다. 남들에게 나쁜 짓을 하지 않는 것만으로 이미 충분히 훌륭하다. 거기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