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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사(膳友辭) - 백석
선우사(膳友辭) 낡은 나조반에 흰밥도 가재미도 나도 나와 앉어서쓸쓸한 저녁을 맞는다 흰밥과 가재미와 나는우리들은 그 무슨 이야기라도 다 할 것 같다우리들은 서로 미덥고 정답고 그리고 서로 좋구나 우리들은 맑은 물밑 해정한 모래톱에서 하구 긴 날을 모래알만 혜이며 잔뼈가 굵은 탓이다바람 좋은 한벌판에서 물닭이 소리를 들으며 단이슬 먹고 나이 들은 탓이다외따른 산골에서 소리개 소리 배우며 다람쥐 동무하고 자라난 탓이다 우리들은 모두 욕심이 없어 희여졌다착하디착해서 세괃은* 가시 하나 손아귀 하나 없다너무나 정갈해서 이렇게 파리했다 우리들은 가난해도 서럽지 않다우리들은 외로워할 까닭도 없다그리고 누구 하나 부럽지도 않다 흰밥과 가재미와 나는우리들이 같이 있으면세상 같은 건 밖에 나도 좋을 것 같다 -백석,..
시(詩)를 탐하라
2024. 7. 12. 07: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