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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읽어야 할 채근담 (76 - 100) 본문
동서양의 수많은 철학서, 인생 수양서 중에 첫손가락으로 꼽히는 『채근담』
읽을수록 삶과 세상에 대한 깊은 통찰을 느낄 수 있는
채근담 전집 76부터 100까지의 내용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76.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살지 않는다.
더러운 땅에서는 초목이 무성하지만 지나치게 맑은 물에서는 고기가 살 수 없다. 그러므로 군자는 마땅히 때 묻고 더러운 것도 받아들이는 아량을 가져야 하되, 깨끗한 것을 좋아하고 독단적으로 행하려는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된다.
77. 마음에 걱정이 없으면 발전도 없다.
수레를 뒤엎는 사나운 말도 길들이면 부릴 수 있고 다루기 힘든 쇠도 잘 다루면 마침내 좋은 기물을 만들 수 있으니 사람이 태평하고 한가롭게 놀기만 하면서 분발하지 않으면 평생을 두고 아무런 진보도 없다. 백사가 이르기를 “사람으로 태어나 병 많음이 부끄러움이 아니라 일생 동안 마음의 걱정 없음이 근심이다”라고 하였으니 참으로 올바른 말이다.
78. 작은 탐욕이 평생의 공을 무너뜨린다.
사람이 한번 사리사욕을 채우려는 마음을 품게 되면 의연한 기상은 녹아 나약해지고, 슬기로움은 막혀 어리석게 되며, 너그러운 마음은 혹독해지고, 깨끗함은 물들어 더러워지니 평생의 인품을 허물어뜨리는 것이다. 그러므로 옛사람들은 탐욕을 멀리함을 보배로 삼았으니 이것이 바로 세상을 초월하는 방도인 것이다.
79. 본 마음이 맑으면 어떤 욕망에도 미혹되지 않는다
귀로 듣고 눈으로 보아서 생기는 욕망은 밖에서 침입해 온 적이요, 마음에 갖고 있는 욕망과 의식들은 내부에서 생겨난 적이다. 그러나 주인인 본마음이 맑게 깨어 있어 다른 사물에 미혹되지 않고 중심에 확고히 자리잡고 있으면 마음 안팎의 적들이 모두 감화되어 한 가족이 된다.
80. 지나간 허물을 뉘우침보다앞으로의 잘못을 없게 하라
아직 이루지 못한 공을 도모하는 것은 이미 이루어 놓은 업을 보전함만 같지 못하고, 지나간 허물을 뉘우치는 것은 앞으로 다가올 잘못을 막음만 같지 못하다.
81. 매사에 중용을 지켜라
사람의 기상은 높고 넓어야 하나 세상과 너무 동떨어져 어둡고 거칠어서는 안 되고, 마음은 치밀해야 하나 조잡해서는 안 되며, 취미는 담박해야 하나 너무 메말라서는 안 되고, 지조를 지킬 때는 엄정해야 하나 과격해서는 안 된다.
82. 군자는 일을 맺고 나면 마음을 비운다
바람이 성긴 대숲에 불어 왔다가 지나간 뒤에 대나무는 소리를 남겨두지 않고, 기러기가 차가운 연못 위로 날아 지나간 뒤에 연못은 그림자를 남겨두지 않는다. 그러므로 군자는 일이 생기면 마음이 비로소 드러나 움직이고, 일을 맺고 나면 마음도 따라서 비운다.
83. 중용의 아름다운 덕
청렴하면서도 포용력이 있고, 어질면서도 결단력이 있으며, 총명하면서도 남의 과오를 지나치게 들추어 내지 않고, 곧으면서도 너무 바른 데 치우치지 않는다면, 이는 마치 꿀 바른 음식이 달지 않고 해산물이면서도 짜지 않은 것이니 그야말로 아름다운 덕인 것이다.
84. 한때의 어려움 앞에서도 스스로를 놓지 말라
가난한 집안도 청결하게 쓸고, 가난한 집 여인도 단정하게 머리를 빗으면 모습이 비록 화려하지는 않더라도 기품과 멋이 저절로 배어나리라. 그러므로 선비가 한때 곤궁함과 적막함을 당했다고 해서 어찌 스스로를 버리며 게을리하랴.
85. 평소에 삶을 준비하라
한가한 중에도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으면 바쁠 때 도움이 되고, 고요한 중에도 마음을 허공에 두지 않으면 활동할 때 도움이 되며, 어둠 속에서도 숨기지 않으면 밝은 곳에서 쓸모가 있게 된다.
86. 깨달음은 즉시 행동으로 옮겨라
문득 생각이 사욕의 길로 향한다고 깨닫게 될 때는 즉시 도리의 길로 좇아가도록 결심할 것이니, 어떤 생각이 일어날 때는 곧 깨닫고 한번 깨달으면 즉시 돌려야 한다. 이것이 곧 재앙을 돌려서 복으로 살고, 죽음에서 일어나 삶으로 돌이키는 관건이니 진실로 가벼이 버려서는 안 된다.
87. 마음을 살피고 도를 깨닫는 세가지
고요할 때 생각이 맑고 깨끗하면 마음의 참모습을 보게 되고, 한가로울 때 기상이 차분하면 마음의 참된 기틀을 알게 되며, 담담할 때 정취가 담박하고 평온하면 마음의 참맛을 얻게 된다. 마음을 살피고 도를 깨닫는 데 있어 이 세 가지보다 나은 것은 없다.
88. 괴로움 속에서 즐거움을 찾으라
고요함 속의 고요함은 참다운 고요함이 아니니, 분주함 속에서 고요함을 얻을 수 있어야만 비로소 본성의 참된 경지에 이르게 될 것이다. 즐거움 속에서의 즐거움은 참된 즐거움이 아니니, 괴로움 속에서 즐거움을 얻을 수 있어야만 비로소 마음의 참된 기틀을 볼 수 있는 것이다.
89. 은덕을 베풂에 보답을 바라지 말라
제 몸을 버리고 뜻있는 일을 했을 바에는 그 일에 의심을 품지 말라. 의심을 품는다면 자신을 버리고 나섰던 뜻에 부끄러움이 많아진다. 남에게 베풀었을 바에는 보답을 바라지 말라. 보답을 바란다면 베푼 바 그 마음도 아울러 모두 잘못된 것이 된다.
90. 매사는 내가 하기에 달렸다
하늘이 나에게 복을 박하게 준다면 나는 내 덕을 후하게 해서 이를 맞이할 것이고, 하늘이 내 몸을 수고스럽게 한다면 나는 내 마음을 편안히 하여 이를 보충할 것이며, 하늘이 내 처지를 곤궁하게 한다면 나는 내 도를 깨쳐 이를 형통하게 할 것이다. 그러니 하늘인들 나를 어찌하겠는가!
91. 사람은 하늘 아래에 있다
지조가 굳은 선비는 복을 구하는 마음이 없으므로 하늘이 오히려 그 마음을 찾아가 복의 문을 열어주고, 간사한 사람은 재앙을 피하려고 애쓰나 하늘이 오히려 그 피하려는 마음에 재앙을 내려 넋을 빼앗는다. 하늘의 권능이 이처럼 신묘한데 사람의 지혜와 잔꾀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92. 사람은 그 생의 후반을 봐야한다
기녀일지라도 늘그막에 한 남편을 섬긴다면 한평생의 분냄새가 허물이 되지 않을 것이요, 정숙한 부인일지라도 머리가 하얗게 센 뒤에 정조를 잃는다면 반평생의 절개가 모두 헛된 일이 될 것이다. 옛 말에 이르기를 “사람을 보려거든 생의 그 후반을 보라”고 했는데 이는 진실로 명언인 것이다.
93. 정승과 거지가 따로 없다
평민이라도 즐거운 마음으로 덕을 쌓고 은혜를 베풀면 곧 벼슬 없는 정승이요, 사대부라도 공연히 권세를 탐내고 총애를 구한다면 끝내 벼슬하는 거지가 될 뿐이다.
94. 조상이 남긴 은덕
무엇이 조상이 남긴 은덕인가? 내가 세상을 살며 누리는 모든 것이 다 그것이니, 은덕 쌓기의 어려움을 생각해야 한다.
무엇이 자손이 받을 복인가? 내가 세상을 살며 남기는 모든 것이 다 그것이니, 복 뒤엎이는 것의 쉬움을 생각해야 한다.
95. 군자의 작은 잘못은 소인의 큰 잘못보다 크다
군자로서 위선을 행하는 것은 소인이 악을 거리낌없이 행함과 다를 바 없고, 군자로서 절개를 꺾는다면 소인이 스스로 제 잘못을 뉘우쳐 새로워지느니만 못하다.
96. 가족의 잘못을 일깨우는 법
집안 식구에게 잘못이 있거든 너무 거칠게 화를 내어서는 안 되며 가벼이 내버려 두어서도 안 된다. 그 일을 바로 말하기 어렵거든 다른 일을 비유하여 은근히 일깨워 주어야 하며, 오늘 깨닫지 못하거든 내일을 기다려 다시 깨우쳐 주되 마치 봄바람이 얼어붙은 것을 풀고, 따뜻한 기운이 얼음을 녹이듯 하라. 이것이 곧 가정을 다스리는 법도니라.
97. 항상 자신의 마음을 살펴라
자신의 마음을 항상 원만하게 살필 수 있다면 세상은 한 점 결함 없는 원만한 곳이 될 것이며, 자기 마음을 항상 관대하고 평온하게 할 수 있다면 세상에 저절로 사악한 인정이 없어질 것이다.
98. 올곧은 사람은 미움받기 마련이다
청렴하고 검소한 선비는 반드시 호화로운 것을 좋아하는 자의 의심을 받게 되고, 엄격한 사람은 방종한 사람의 미움을 받게 마련이다. 군자는 이에 처하여도 그 지조를 조금이라도 바꾸지 말아야 하며, 또 그 주장을 너무 드러내지도 말아야 한다.
99. 역경은 약이 되고 순경은 독이 된다
역경 속에 있을 때에는 그 주위가 모두 침이 되고 약이 되어 절개와 행실을 갈고닦게 하는데 사람들이 이를 미처 깨닫지 못하고, 순조로운 상황 속에 있을 때에는 눈앞에 있는 것이 모두 칼이 되고 창이 되어 기름을 녹이고 뼈를 깎는데도 사람들이 이를 미처 깨닫지 못한다.
100. 부귀속에서 자라난 폐단
부귀한 환경에서 성장한 사람은 욕심을 내는 것이 사나운 불길 같고 권세를 좋아함이 매서운 불꽃 같으니, 만일 이러한 사람이 조금이라도 식히려는 기운을 지니지 않는다면 그 불길이 남을 태우는 데까지는 이르지 않더라도 반드시 스스로를 태워 자멸하게 될 것이다.
* 구절 구절 읽을 수록 점점 빠져드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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