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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더 잘 해주고 싶다 (봄)

성장 더하기 + 2024. 10. 2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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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미숙해서 아름다운......

 

 

봄날의 밭은 척박하기만 하다. 

땅을 생명력이 넘치는 분위기로 반전시키려면 비료가 필요하다. 

다섯 평 정도의 땅이라면 두세 개의 비료 부대를 쓰는데, 

땅 위에 골고루 뿌린 뒤 농기구를 사용해 열심히 섞어준다

그러고 나서 수확하고 싶은 작물의 씨를 심는다.

과연 싹을 틔울지 이대로 죽을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정성껏 물을 주는 것뿐이다.


행복의 시작도 척박한 밭을 일구는 것부터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미숙하고 어수룩한 시기를 거치지 않던가. 

어서 오라는 환영은커녕 괜찮다고 보듬어주는 사람조차 없다. 

여기저기서 받는 구박은 기본이고, 

넘어지고 깨지며 생긴 상처를 온전히 혼자 보듬어야 한다는 

세상의 진리를 가슴 시리게 깨우치게 된다. 

그야말로 ‘미운 오리 새끼’가 따로 없다. 

누군가는 하도 많이 까여서 

자기가 양파인 줄 알았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렇게 우리 인생에는 서툴다 못해 바보 같은 행동을 일삼는 자신이 있다. 

특히 새로운 일을 처음 하게 될 때가 주로 그렇다.


그러나 한 걸음 떨어져 생각해보면 

미숙하지만 이때만큼 아름다운 시절이 없다. 

다른 건 몰라도 마음만큼은 정말 순수하며 희고 깨끗하다. 

처음이라 서툰 것은 누구에게나 해당된다. 

나만 바보 같다는 생각을 가볍게 버려도 좋다.
미숙하고 서툰 모습도 ‘나’다. 

마음에 들지 않는 순간의 경험만 내 과거에서 쓱 지워낼 수 없다. 

그러한 시간들이 쌓여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행복을 위한 선택은 하나다. 

약간은 부족하고 모자란 모습의 나 자신까지 사랑하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 나를 예쁘게 봐줄 수 있다면 

사소한 일에 목숨을 거는 일은 어느 정도 사라진다.

 ‘그럴 수도 있지’ 하고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덕분이다.
실패나 실수 없는 삶은 없다. 

인생을 일부러 망치려는 사람도 없다. 

그러니 다소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그 과정을 겪어낸 내 모습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그것 또한 행복이지 않을까.

 

 

 

 - 출처: 나에게 더 잘해주고 싶다 (정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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