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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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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신경림
아흔의 어머니와 일흔의 딸이
늙은 소나무 아래서
빈대떡을 굽고 소주를 판다
잔을 들면 소주보다 먼저
벚꽃잎이 날아와 앉고
저녁놀 비낀 냇물에서 처녀들
벌겋게 단 불을 식히고 있다
벚꽃무더기를 비집으며
늙는 소나무 가지 사이로
하얀 달이 뜨고
아흔의 어머니와 일흔의 딸이
빈대떡을 굽고 소주를 파는
삶의 마지막 고샅
북한산 어귀
온 산에 풋내 가득한 봄날
처녀들 웃음소리 가득한 봄날
봄인가 봅니다.
봄이 되면
아흔의 어머니와 일흔의 딸이 소나무아래 좌판을 차리고
주거니 받거니 빈대떡을 부치는 모습이 저절로 떠오릅니다.
시는 말로 그리는 그림이라죠.
정말 그런것 같아요.
봄이 되면 글 속의 그곳으로 달려 들어가
할머니들이 부쳐주는 빈대떡에 소주한잔 하고 싶습니다.
우연히 시인을 만날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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